
▲ (사진=본인 제공) 최정욱이 힘차게 역투하고 있다.
| 질롱 코리아에서의 경험, 더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 얻어
| 21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동안 7개의 사사구만 허용, 이상적인 볼삼비 눈길
| 프로야구선수가 되어 만 원 관중 앞에서 던지는 것이 최종 목표
[KUSF=글 류수아 기자] 2022년 호주 프로야구 리그 소속팀 '질롱 코리아'에 깜짝 승선하며 화제를 모은 투수가 있다. 야구 명문 장충고를 거쳐 2021년 창단된 신생팀 동원대학교에 진학, 대학야구 입성 첫해만에 39이닝 4승 1패 ERA 3.23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기록한 최정욱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2022년 시즌 자신의 목표였던 이닝이터로서의 면모를 뽐낸 후 시즌의 마무리를 질롱 코리아에서 뜻깊게 보낸 최정욱은 쉬지 않고 2023년을 위해 더욱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모습이 돋보이는 투수 최정욱을 만나 그의 야구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동원대학교 다니고 있는 22학번 최정욱입니다.
#최정욱의_요즘
작년 시즌이 끝난 이후 최근 근황이 궁금해요.
시즌 끝나고 몸을 만들기 위해서 웨이트를 하다가, 질롱 코리아로 호주에 다녀오고 난 뒤에 지금은 필리핀 동계훈련 중입니다.
Q. 보통 최정욱 선수의 하루는 어떻게 흘러가나요?
보통 오전에 운동하고, 오후에는 방에서 쉬다가, 야간에 웨이트를 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는 것 같아요.
Q. 대학야구에서 첫해를 보낸 소감을 들어보고 싶어요.
대학야구를 처음 경험해 봤는데 고등학교 때보다 선수들이 다 힘이 좋아서 저도 힘을 길러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확실히 고등학교 때보다는 재밌고 편한 분위기에서 야구하고 있어요.
Q. 대학교에 진학하고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고등학교 때는 무조건 잘해야 된다는 압박감이 많았었는데 대학교에 진학해서는 즐기는 마인드로 바꾸게 된 것 같아요.
Q. 야구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 어떻게 푸는 편인가요? 따로 취미가 있나요?
보통 밖에 나가서 친구들이랑 놀거나 잠을 자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것 같아요. 취미는 제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좋아해서 해외축구를 자주 봐요.
#최정욱의_야구_이야기
Q. 야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저는 원래 야구부가 없는 학교에서 방과 후에 친구들과 야구를 했었는데, 같은 반에 냠양주 리틀 야구단을 다니는 친구를 보고 진짜 야구선수를 꿈꾸게 됐어요. 그래서 본격적으로 야구를 하려고 어머니한테 말씀드려서 야구부가 있는 길동초등학교로 전학 갔던 게 시작이었어요.
Q. 작년 시즌 본인을 평가한다면 100점 만점에서 몇 점을 주고 싶나요?
80점 정도 주고 싶습니다. 원래 많은 이닝을 던지지 않았는데 2022년 시즌에는 많은 이닝을 던졌어요. 또 이닝을 오래 끌고 가는 힘이 고등학교 때보다 나아진 것 같아요.
Q. 야구 인생에 있어서 터닝포인트를 꼽아본다면 언제일까요?
저는 이번 질롱 코리아 소속으로 호주를 다녀온 게 터닝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새로운 분위기도 느껴보고, 프로선수 형들과 같이 운동하면서 멘탈이 더 좋아진 것 같아요. 또 야구나 야구 외적으로도 많이 배워서 좋았어요.
Q. 고교 졸업 후 프로 입단이 가장 큰 목표였을 것 같은데, 미지명의 아쉬움이 컸을 것 같아요. 어떠셨나요?
당시 초반에는 기대를 했었는데 후반기에 제가 아팠거든요. 물론 기대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지명이 되지 않았다고 좌절하기보다는 더 잘해야겠다는 욕심이 생겼던 것 같아요.
Q. 본인이 구사할 수 있는 공 중 가장 자신 있는 주 무기 하나만 꼽는다면요?
저는 슬라이더. 타자를 아웃시키거나 삼진 잡겠다고 결심이 서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공이에요.
Q. 동원대 야구부는 2021년에 창단되고 2022년부터 U리그에 본격 참가를 하기 시작했는데, 팀 특성상 선후배 관계가 없다는 점이 독특해요. 팀 분위기는 어떤가요?
처음에는 위에서 알려주는 선배도 없어서 어수선했는데 한 게임, 한 게임 같이 뛰면서 저희끼리 룰을 만들어가게 되고 지금은 더 끈끈해진 것 같아요.
Q. 대학에서의 첫 시즌, 주로 선발로 등판하셨는데 23.2이닝 동안 21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동안 사사구는 단 7개만 허용하면서 이상적인 볼삼비를 보여주셨어요. 페이스 조절을 하는 본인만의 비법이 있나요?
경기가 있는 주간에는 다른 것에 힘을 쏟으려 하지 않고 경기 날에 맞춰서 루틴을 가져가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Q. 야구선수로서의 본인의 장점과 단점을 하나씩 꼽아보자면요?
장점은 멘탈이 좋은 것 같고, 단점은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남들이 더 잘 알지 않을까요? (웃음)
Q. 작년 시즌 아쉬웠던 부분 혹은 보완하고 싶은 부분이 있었다면 무엇일까요?
작년에 후반기로 갈수록 체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게 느껴져서 체력이 떨어지지 않게 최대한 운동을 많이 할 생각입니다.
Q. 마운드에서는 주로 어떤 생각을 하며 타자를 상대하나요?
타자가 어떤 공에 타이밍이 늦는지, 볼배합을 가장 많이 생각하는 것 같아요.
Q. 지금까지 상대하면서 가장 까다로웠던 선수가 있다면요?
호주에서 상대했던 '조던 맥아들'이라는 선수요. 첫 등판해서 처음으로 홈런을 맞았는데 그렇게 멀리 맞아본 적은 처음이라서 그 선수가 제일 까다로웠던 것 같아요.
Q. 평소 롤모델 혹은 존경하는 선수가 있을까요?
LG의 임찬규 선수요. 볼배합이나, 다양한 구종을 다 잘 던지는 것, 멘탈적인 부분까지 다 좋아합니다.
Q. 슬럼프 시 극복 비법이 따로 있을까요?
저는 영상을 많이 보는 편이에요. (어떤 영상이요?) 예전에 좋았을 때의 영상과 안 좋았을 때의 영상이요. 투구폼을 보기보다는 템포를 보면서 급해진 게 눈에 보이면 천천히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Q. 평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진행하는 훈련이 따로 있다면 무엇일까요?
저는 코어운동을 제일 중요시해요. 시합 전에 매디슨 볼이나 튜빙밴드를 이용한 파워 운동을 주로 하고 있어요.
Q. 정회열 감독님이나 김선진 코치님께서 평소에 어떤 조언을 해주시나요?
정회열 감독님이 투구에 대한 것보다는 경기 운영에 대해서 조언을 많이 해주세요. 작년에 저희가 포수가 없어서 투수들이 볼배합을 했기 때문에 감독님께서 포수 출신이시다 보니까 타자를 상대하는 방법 위주로 많은 조언을 해주셨어요.

▲ (사진=본인 제공) 질롱코리아 소속 투수 최정욱의 첫 프로필 사진이다.
#최정욱의_질롱코리아
Q. 질롱 코리아에 어떻게 발탁되게 된 건가요?
감독님께서 저한테 질롱 코리아에 갈 기회가 있다면 가고 싶은지 여쭤보셔서 가고 싶다고 말씀드렸어요. 그리고 며칠 있다가 합류 확정 연락을 받았고 호주에 가게 됐어요. (그럼 감독님께서 최정욱 선수를 추천해 주신 건가요?) 그런 것 같아요.
Q. 질롱 코리아에서 하루를 어떻게 보내셨나요?
연습 날은 점심 먹은 뒤에 오후 연습을 했고요. 쉬는 날에는 (질롱 코리아 소속) 형들이랑 호주 구경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어요.
Q. 질롱 코리아 소속으로 경기에 등판한 소감과 경기 분위기는 어땠나요?
처음 올라갔을 때는 아마추어와는 다른 분위기여서 들떴고 재밌었어요. 확실히 프로선수 형들과 같이 하다 보니까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 신분으로 마운드에 올라가게 됐구나.' 이런 생각도 들었던 것 같아요.
Q. 여태껏 해온 야구와 질롱 코리아 소속으로 경기에 뛴 경험에 차이가 있었나요?
초, 중, 고, 대학교에서는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 또래들과 같이 경기를 했다면, 호주에서는 다양한 나이대의 선수들, 그리고 한 번도 합을 맞춰보지 않았던 선수들과 같이 경기를 뛰어서 색달랐어요. 특히 해외 선수들과 승부하는 것도 처음이라 느낌 자체가 달랐던 것 같아요.
Q. 질롱 코리아에서 2경기 2이닝 18.00 ERA, (피안타 4개, 피홈런 2개, 볼넷 1개, 탈삼진 4개, 4실점, 4자책, 출루허용률(WHIP) 2.50)의 성적표를 받았는데, 얻은 점과 아쉬운 점이 궁금합니다.
일단 아쉬운 점은 최대한 주눅 들지 않고 던지려고 했는데, 처음 느껴보는 분위기에 저도 모르게 씩씩하게 던지지 못했던 게 가장 아쉬워요. 얻은 점은 시합에 많이 나가지 못했더라도 프로선수 형들이 던지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배웠고, 또 트레이너 분들께 운동하는 방법을 배워서 한국 가면 더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 같아요.
Q. 두 경기 등판 모두 피홈런이 있었는데, 실투였나요?
3차전 경기는 실투였어요. 반대로 4차전 때는 공이 잘 들어갔다고 생각했는데, 쳤을 때까지는 넘어갈 줄 몰랐어요.
Q. 질롱 코리아를 통해 야구선수로서의 목표가 더 뚜렷해지셨나요?
프로야구리그에서는 팬들이 많이 오시잖아요. 호주에서도 팬들이 몇 분 계셨거든요. 그때 많은 팬들 앞에서 프로야구선수로서 경기에 뛰고 싶다는 목표가 더 뚜렷해졌던 것 같아요.
Q. 질롱 코리아에서 가장 도움을 많이 받았던 선배가 있나요? 어떤 조언을 들었나요?
NC의 오장한 형이랑 키움의 오윤성 형이요. 일단 오윤성 형은 제가 던지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알려주시고, 뭐가 장점인지 알려주셨어요. 오장한 형은 질롱 코리아에서 가장 친했던 형이에요. 형들이 아마추어 시절에 어떤 생각으로 야구를 했는지, 어떤 루틴을 가지고 있는지 저에게 많이 조언해 주셨어요.
Q. 함께 뛴 선수 중 잘한다고 느꼈던 선수가 있나요?
NC의 김태현 형이랑 SSG 포수 조형우 형이요. 진짜 잘한다고 생각했어요. (어떤 점에서요?) 김태현 형은 위기가 있을 때마다 흔들리지 않는 멘탈이 정말 멋졌어요. 그리고 조형우 형은 도루 저지하는 모습 보면서 제가 본 포수 중에 어깨가 가장 좋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Q. 질롱 코리아에서 누구와 함께 주로 시간을 보내셨나요?
오장한 형, 조형우 형, 백동운 형이랑 주로 같이 지내면서 시간을 보냈어요.
Q. 원래 백넘버가 11번인데, 질롱 코리아에서 31번을 달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원래 달던 11번이 남지 않아서, 고등학교 2학년 때 달았던 31번을 썼어요.
#최정욱의_밸런스 게임
Q. 둘 중 하나만 고른다면?
한일전 선발투수 vs 한국시리즈 결승전 선발투수
한일전 선발투수요. 그게 더 주목도가 높을 것 같아요.
Q. 다음 중 더 신경 쓰이는 사람은?
50도루 주자 vs 40홈런 타자
40홈런 타자요. 도루한다고 점수가 나는 건 아니니까요.
Q.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최악의 경기로 돌아가서 만회할 기회 얻기 vs 최고의 경기로 돌아가서 그때 기분 느끼기
최악의 경기로 돌아가서 최악의 경기를 최고의 경기로 만들고 싶습니다.
Q. 정회열 감독님과 단둘이 가는 최고급 한우 데이트 vs 동원대 동기들이랑 귀신의 집 들어가기
감독님과 한우 데이트요. 감독님이랑 단둘이 한우 먹을 기회가 많지 않을 것 같아서요. (웃음)
Q. 둘 중 더 최악인 것은?
무더위 속에서 공 던지기 vs 빗속에서 공 던지기
빗속에서 공 던지기요. 질롱 코리아 첫 경기 때 빗속에서 공 던져봤는데 그때만큼 최악은 없었던 것 같아요.
Q. 제구 엉망인 160km 공 vs 완벽 제구 130km 공
제구 엉망인 160km 공이요. 제구가 엉망이라도 160km 공 한 번 던져보고 싶어요.
Q. 하나의 타이틀만 가질 수 있다면?
다승왕 vs 삼진왕 vs 평균자책점 1위
다승왕이요. 투수로 경기를 뛰기 시작할 때부터 승리 욕심이 좀 있었던 것 같아요.
Q. 동원대 우승 vs 최정욱 개인 20승(개인 타이틀)
개인 20승. 20승 하면 동원대도 우승하지 않을까요?
Q. 더 원하는 것은
믿고 맡기는 선발 vs 최강 불펜 vs 특급 마무리
선발이 지금까지 쭉 해왔던 보직이고 또 선발 투수가 잘하는 모습을 보면 멋있거든요.
Q. 올 시즌 목표 및 각오가 궁금해요.
작년에 가지 못했던 왕중왕전도 가고, 작년보다 팀을 많이 이기도록 기여하는 게 첫 번째 목표고요. 선발투수로 등판해서 선발승을 많이 거두는 게 두 번째 목표입니다.
Q. 야구선수로서 이루고 싶은 최종 목표가 궁금해요.
만 원 관중 앞에서 던지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야구장에 갔을 때 환호 속에서 던지고 싶다는 생각을 어릴 때부터 항상 해왔어요.
Q. 최정욱에게 야구란?
학교 같은 존재. 남들이 학교 갈 때 저는 야구를 했으니까요.(웃음)
Q.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저희 야구부가 창단된 지 얼마 안 됐지만 점점 강해질 테니 지켜봐 주세요.
호주 리그라는 큰 무대에서 기죽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공을 던지고 돌아온 최정욱의 2023 시즌을 기대하게 만드는 인터뷰였다. 팬들의 환호 속에서 공을 던지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힌 최정욱은 2023 시즌에도 동원대의 에이스 투수로서 팀을 승리로 이끌 예정이다. 최정욱이 동원대, 질롱 코리아를 거쳐 당당히 프로 리그에서 선발승을 거둔 뒤 팬들의 응원과 지지를 한몸에 받을 그날까지 그의 야구 행보를 함께 지켜보자.
[출처]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35532279&memberNo=1352526